제 742 호 동덕여대 시위, 그 의의는
동덕여대시위, 그의의는
동덕여대학생들의남녀공학전환추진반대시위가현재대학가의가장큰이슈다. 학생들은여대존속의필요성을말하며학교건물을점거해농성을벌이고, 수업을거부하며, 캠퍼스곳곳에대자보를붙였다. 이에대해언론은 ‘젠더갈등’과 ‘폭력시위’를앞세워시위의본질을흐리고자극적으로보도하고있는상황이다. 우리대학은1996년공학으로전환했고이후성공적인전환사례로자주언급되었다. 우리대학역시 ‘공학전환’ 과정에서약간의진통도있었으나재단, 재학생, 동문회가긴밀하게소통하며대학의장기적인발전을도모하기위해합리적인절차를통해공학으로전환했기에동덕여대의현상황에많은학우들이관심을두고있다.
시위진행과정
동덕여대의남녀공학전환검토사실은 11월 7일처음알려졌다. 동덕여대총학생회는입장문을통해 “남녀공학전환안건이논의되고있음에도불구하고총학생회측에한마디의언급도없었다”며남녀공학전환에반대하는입장을공식적으로발표했다. 이에학생들은 11일부터수업거부, 본관점거시위를시작했다. 학교측은 12일에 “대학비전혁신추진단회의에서두개단과대학공학전환사안이포함돼있었다”라며 “아직정식안건으로상정되지않은상태임에도학생들의폭력사태가발생했다”는내용의입장문으로학생들의항의에반박했다.
▲반대시위를계속하고있는동덕여대(사진:https://n.news.naver.com/article/277/0005502842?sid=102)
11월 20일, 전체재학생의약 3분의 1인 1973명은“소멸할지언정, 개방하지않는다.”라는구호를내세우고학생총회를열어남녀공학전환반대를의결했다. 학생들은 ‘여성을위한교육기관’의정체성을포기한다면차라리없어지는게낫다며, 여대존속의필요성을주장했다. 21일에는공학전환문제와한국어문화전공의외국인재학생관련논의, 기물파손청구논의까지 3가지주제로총학생회와대학본부의면담이있었다. 면담이후공학전환논의를중단하고학생회측에서는본관을제외하고건물점거를풀기로하였지만, 손괴행위에대한배상문제가대두됐다. 25일에는 3차면담을진행했으나파행되었다.
폭력시위와젠더갈등논란
남녀공학화무효요구를반대로시작한동덕여대의시위는학교기물파손과건물점거등의과격한시위로변화하면서 ‘젠더갈등’과 ‘폭력시위’라는프레임이등장했고, 시위로인한손해에대해배상책임문제가불거지면서문제가더욱복잡해졌다.
또한여대존속을위한시위의발단과는달리시위가과격화하면서시위학생들의교직원업무방해, 비타협적태도기물파손등으로시위의본질이잊히면서학교의이미지실추가불가피해졌다. 이로인해시위를반대하는재학생들도나타나고있다. 이들은시위대의학교기물파괴와수업방해행위를반대하면서현재진행되고있는시위의양상이모든학생들의입장이아니라는것을밝혔다.
동덕여대의시위를폭력프레임으로보는것에대해권김현영이화여대한국여성연구원은 “한국의학원민주화투쟁역사를보면, 지금의동덕여대시위는폭력적이라고보기어렵다. 학교기물파손에초점을맞추는것은시위의본질을왜곡하는자본주의적논리”라고이야기하였다. 또한 “기물훼손을폭력으로규정하는것은헌법이보장하는집회와파업권을무시하는관점”이며“학생들이자율성과발언권을확보하기위해투쟁하는상황을고려해야한다”고말했다. 즉시위의본질이폭력이아니라절차의민주화와학교구성원으로서공학전환에대한의견표출에대한부분이고려되어야한다는것이다.
또한공학전환반대시위를두고, 젠더갈등도일어나고 있다. 동덕여대 시위의 과격화의 배후에 극렬 페미니즘 서클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극우 유튜버가 만든 안티페미니즘 운동 단체인 신남성연대는 “동덕폭도”라며동덕여대학생들신상을특정하고나섰으며, 칼부림예고 글이올라오는등공학전환반대시위와는관련없는젠더갈등이일어나고있다.
공학전환반대시위의전망
현재동덕여대는본관을점거하고있는학생 10명에게퇴거단행과업무방해금지가처분신청서, 고소장을냈고총학생회장을포함한21명을공동재물손괴, 공동건조물침입, 공동퇴거불응, 업무방해혐의로고소했다. 그과정에서훼손된학교건물의복구와실추한학교이미지의회복에는많은시간이걸릴것으로보이고앞으로의향방을가늠하기가어려운상황이다.
남녀공학전환관련한동덕여대의시위는현시점에서많은점을시사하고있다. 근대교육의시작과함께여대는여성교육의요람으로충분히훌륭한역할을수행했고동덕여대역시여성교육의한축으로서역할을수행해왔다. 그러한까닭에이번시위를촉발한여대의정체성을추구하는재학생과졸업생구성원의의견은충분히존중받아야한다. 그러나대학측의공학전환구상도학령인구의감소와대학의소멸에대한위기감이그바탕에깔려있었을것으로보여그러한입장도충분히공감할수있는상황이다. 급변하는사회상황속에서대학의주체인각각의구성원들이충분히그들의생각을가지고발전방향을논의하는것은바람직한현상일것이다. 다만동덕여대시위의경우각각의주체들이절차적인정당성과책임의식으로가지고대승적인차원에서학교의발전을논했다면 시위의본질이훼손되고과격화폭력화양상을띄지는않았을것이다. 자신이속한공동체의발전에대한각자의입장은너무나타당하다. 그러나시위가과격화되면서나타나는사회적분열과갈등은현재사회에서성별, 권력, 자유등에대한복잡한문제를드러내는사례가될것이다. 따라서이번공학전환반대시위가어떻게흘러갈것인지눈여겨보아야할것이다.
김지연,이윤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