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메뉴
닫기
검색
 

학술·사회

제 702 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그리고 대한민국

  • 작성일 2022-04-08
  • 좋아요 Like 0
  • 조회수 5039
김지현

▲ 뉴욕에서 열린 러시아 침공 반대 시위 (사진 출처: Pexels, https://www.pexels.com/ko-kr/photo/11291157/)


러시아군 진격 현황

2022년 2월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는 긴급 연설과 함께 단행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양 진영에 큰 피해를 입힌 채 지금까지(3월 13일 기준) 지속되어 오고 있다. 침공 첫날인 2월 24일 우크라이나 동부와 북부, 남부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공격을 펼치며 진격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제 2의 도시 히르키우 주변과 남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간스키)지역, 체르노빌 구역을 포함해 수도 키이우 외곽을 장악한 후 파죽지세로 점령지를 늘리고 있다. 침공 3주차에 접어든 13일(현지시간)기준 러시아 지상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도심에서 25km 거리에까지 접근해 치열한 시가전을 벌이고 있다. 



각국의 제재와 러시아의 대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세계 각국들은 서명을 내며 공개적으로 규탄하고 경제적 제제를 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 정계와 군부 수뇌부, 대부호와 기업들에 대한 자산 압류 또는 동결,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수출 통제, SWIFT 퇴출 등의 고강도 제재와 최근 미국에서는 러시아의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는 등 점점 더 제재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 또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보이콧 선언을 이어가고 있다. 스타벅스, 맥도날드, 코카콜라 등 미국의 대표 식음료 기업들이 러시아에서의 영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데 로레알, 페파리, 람보르기니, 소니, EPL 등도 동참하면서 러시아 보이콧이 전 세계적으로 이어져나가고 있다. 

▲ 서방 국가들이 SWIFT 제재를 가하면서 러시아는 외국과의 수출입거래, 환전, 송금 등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전쟁 발발원인

  그렇다면 러시아가 전 세계 나라들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러시아가 표면적으로 내세운 이유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가입 시도이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비핵화된 우크라이나에 미국과 유럽의 부대나 공격 무기가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뜻해 러시아의 국경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생기기 때문에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움직임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하였다. 더욱이 우크라이나는 지리적으로 동과 서(러시아와 유럽), 남과 북(발트해와 흑해)으로 이어지는 유라시아 대륙의 교차로에 위치해있으며 러시아에 있어 석유·가스의 대유럽 수출 경유국으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이뤄질 경우 유럽 에너지 시장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이 약화 될 수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1991년 옛 소련의 붕괴 과정에서 독립된 나라로, 러시아는 키예프공국을 뿌리로 하는 같은 동슬라브족인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에 정서적·민족적 동질성을 가지고 있어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세력권 안으로 되찾고 싶어한다. 헌법까지 손보며 재집권을 노리고 있는 푸틴 대통령으로써는 우크라이나를 러시아 세력권 안으로 되찾음으로써 자국 내 인기를 회복해 재집권을 이루는 발판으로 삼을 생각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과 현재 우리나라의 대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석유와 천연가스(LNG)의 주요 생산국으로 전쟁으로 인해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원유 수입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에 전반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 경제 원유의존도(배럴/GDP만달러)는 5.70배럴로 경제협력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때문에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유 및 LNG 수입 물가가 급등하면서 원재료 수입 물가가 59.0%나 급등했다. 여기에 정유, 철강, 화학, 전력·가스·증기, 도로운동, 항공운송 등에서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상승이 나타날 전망이다. 

▲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상승해 우리나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출처= 한국석유공사, https://www.petronet.co.kr/v3/index.jsp)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희귀광물인 네온, 크립톤, 크세논 가스 등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상당량을 수입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반도체 원료 수급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네온 수입량 중 각각 23.0%와 5.3%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들어온 것으로 크립톤은 전체 수입량 중 30.7%가 우크라이나 산으로 수입국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17.5%도 합하면 거의 50%에 달한다. 


  이외에도 러시아의 SWIFT결제망이 막히며 달러 결제가 어려워지며 러시아에 상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이 대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러시아에 법인을 설립한 삼성과 현대자동차등을 포함한 여러 기업들이 수출액에 큰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원자재 등의 문제는 정부에서 나서서 해결해야 하지만 거래나 대금 지급 문제는 전 세계적인 무역 제재 속 정부가 나선다면 동맹국과의 신뢰를 깰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장기화되어가는 전쟁, 세계에 미칠 영향은?

  현재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등을 돌리고 경제 제재 수위를 높여감에도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전쟁을 끝낼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 따라서 러시아 채무상환과 관련해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달러 이자 상환을 시작으로 원금과 이자 상환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러시아로서는 스위프트 제재 이후 러시아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달러화가 많지 않고 해외에 보관 중인 외환보유액을 마음대로 꺼내 쓸 수 없는 만큼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이 전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수준은 1.3%에 불과해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지만 중국 등 신흥시장은 연쇄적으로 경제적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단순히 우크라이나만의 겨냥한 것이 아니라 유럽의 안보, 유엔 체제와 국제 질서를 바꾸고 세계의 패권을 바꾸려는 푸틴 대통령의 의도로 파악된다. 하지만 러시아군의 국제 규범을 위반하고 민간 목표물 공격 행위는 수많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터전을 잃고 피난길에 오르게 하고 있다. 그만큼 전쟁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기에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 세계적인 규탄을 받고 국제사회가 연대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이외에도 지금 전 세계에서는 중국-대만, 한국-북한 등 분쟁이 일어날 수 있는 나라와 요소가 다분히 존재하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은 국제 사회가 연대해 무력을 지양함으로써 국가간의 신뢰와 정의를 바로 세워 더 이상의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윤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