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08 호 웃음을 선물하는 곳, 상명연극제
웃음을 선물하는 곳, 상명연극제
▲ 상명연극제 포스터 (출처- 연극전공)
지난 9월 5일(월)부터 9월 6일(화)까지 상명대학교 제2캠퍼스 계당관에서 연극전공의 ‘상명연극제’가 펼쳐졌다. 코로나19를 이겨내고 3년 만에 재개되는 연극제이다. ‘상명연극제’는 5일(월) 정통연희 동아리인 ‘소리사위’ 기획 <김유경류 봉산탈춤>을 시작으로, 6일(화) 공연기획단 기획 연극 <노블레스>를 공연하며 막을 내렸다. 양일간 진행된 연극제는 자연재해로 인한 변수에도 불구하고, 학우들에게 많은 관심을 이끌었다.
야외공연 예정이었던 <김유경류 봉산탈춤>은 우천으로 인해 계당관 체육관에서 진행되었으며, 19시부터 21시까지 약 120분의 러닝타임을 가졌다. 공연은 사전 예매 없이 관람할 수 있었다. 연극 <노블레스>는 계당관 블랙박스에서 진행되었으며, 인터미션 없이 1시간의 러닝타임을 가졌다. 공연은 무료로, 사전 예약자와 현장 예약자에 한하여 관람 가능했다. 이번 공연은 9월 21일(수) 17시에 상명대학교 서울캠퍼스 상명아트센터 대신홀에서 연극 <노블레스>를 다시 한번 만나볼 수 있다. <김유경류 봉산탈춤>과 연극 <노블레스>를 맛보며 상명연극제 속으로 다 함께 들어가 보자.
풍자를 통한 웃음꽃, <김유경류 봉산탈춤>
상명연극제에서 펼쳐진 <김유경류 봉산탈춤> 공연은 황해도 지방의 봉산탈춤을 추던 김유경의 춤을 보존하여 현대의 감각에 맞게 끊임없이 발전시켜온 공연이다. 오랜 종교 생활을 한 스님을 취발이란 한량이 소무를 고용해 파계시키는 내용으로, 세상의 부조리한 점들을 풍자하며 관객과 함께 웃으며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예전에는 밤의 가면극에 앞서 오후에 길놀이를 했는데, <봉산탈춤>은 이로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악사의 반주를 선두로 사자·말뚝이·취발이·포도부장·소매(무)·양반·영감·상좌·노장·남강노인의 순서로 열을 지어 읍내를 일주했고, 원숭이는 앞뒤로 뛰어다니며 익살을 떨었다. 일주하는 도중 마을의 넓은 마당에 이르면 모두 어울려 한참 춤을 추고, 다시 열을 지어 일주했다. 예부터 단오놀이를 위해 봉산의 주민들은 일정한 비용을 헌납하고 다 함께 봉산탈춤을 즐겼다.
<봉산탈춤>은 총 7과장으로, 제1과장 상좌춤, 제2과장 팔먹중춤(제1경 먹중춤, 제2경 법고춤), 제3과장 사당춤, 제4과장 노장춤(제1경 노장춤, 제2경 신장수춤, 제3경 취발이춤), 제5과장 사자춤, 제6과장 양반춤, 제7과장 영감·할미춤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제6과장을 생략하여 총 6과장으로 진행되었다.
▲ 제3과장 사당춤 (사진 촬영: 김채연 기자) ▲ 제4과장 中제1경 노장춤 (사진 촬영: 김채연 기자)
▲ 제4과장 中 제2경 신장수춤, 좌 원숭이 우 신장수 (사진 촬영: 김채연 기자)
▲ 제4과장 中 제3경 취발이춤, 좌 취발이 우 소무 (사진 촬영: 김채연 기자)
▲ 제5과장 사자춤 (사진 촬영: 김채연 기자) ▲ 제7과장 영감·할미춤 (사진 촬영: 김채연 기자)
반주악기로는 피리, 젓대, 북, 장고, 해금 등의 삼현육각에 꽹과리와 징이 함께 쓰였다. 염불, 타령(긴타령·잦은타령), 타령시나위, 굿거리(잦은굿거리·아주잦은굿거리) 등을 기본 장단으로 악주가 진행되었다.
▲ 소리사위 악단 (사진 촬영: 김채연 기자)
- <김유경류 봉산탈춤> 기획 연극전공 18박정호 학우 인터뷰
안녕하세요 연극전공 18학번 박정호입니다. 현재 전통연희 연구회 소리사위 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Q. 전통연희동아리 ‘소리사위’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소리사위는 1997년에 연극과 동아리로 창단된 동아리로 '김유경류 봉산탈춤'을 전승하고자 만들어진 동아리입니다. '김유경류 봉산탈춤' 보존회장이신 박영수 선생님이 저희를 긴 세월 동안 꾸준히 지도해주시고 학생들끼리 매년 봉산탈춤 공연을 올리고 있습니다. 탈춤 뿐만아니라 사물놀이도 같이 배우며 전통연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보통 공연 준비 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여름 방학에는 봉산탈춤 공연, 겨울 방학에는 한국 무용, 사물놀이 등 배운 것들로 정기공연을 준비합니다.
Q. 탈춤 공연에 필요한 소품 조달은 어디서 하시나요?
소품은 저희가 긴 세월 공연을 하다 보니 전 선배님들께서 만들어 놓으신 소품들을 현재까지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Q. 공연 준비하며 어려웠던 부분 있으셨나요?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코로나를 조심하다 보니 마스크 쓰고 연습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춤이 역동적이다 보니 마스크를 쓴 채 추기가 힘들더라고요.
Q. 공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보다 에너지입니다! 탈을 써서 얼굴이 보이지 않고 신체만 보이고 목소리도 잘 안 들리기 때문에 에너지로 무대를 채워야 합니다.
Q. 공연 준비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부원들과 연습 끝나고 같이 즐겁게 어울리며 놀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 기억과 이 추억이 저를 포함한 부원들이 지금까지 힘든 동아리 생활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탐욕을 담은 연극, <Noble,less : No,bless>
연극전공 학우들이 기획한 연극 <Noble,less : No,bless>는 돈은 어느 상류층보다 많지만, 본인이 꿈꾸는 하이클래스에는 도달할 수 없는 '주르댕'의 이야기, 몰리에르의 <서민귀족>을 각색한 작품이다. 몰리에르의 <서민귀족>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창작하여 더 높은 계급이 되고 싶어 하는 '주르댕'의 모습을 통해 '귀족'이라는 개념이 현재 시점에서 어떤 모습을 띠고 있는지 보여주고, 현대의 역설적인 상황과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어리석음을 풍자한다. 그는 자신의 목표 지향점에 다다르기 위해 최상위 상류층들이 배운다는 스포츠와 예술 그리고 철학까지 모든 것을 섭렵하고자 선생들을 고용하기도 하고 신분에 의해서 인간관계를 결정하기도 한다. 계급사회에 대해 관심이 없던 그의 가족들은 그런 주르댕을 못마땅해한다. 특히나 주르댕의 딸 '뤼실'은 신분의 귀천 없이 '클레옹트'와 진정한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주르댕은 클레옹트가 상류층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를 사위로 받아들이지 않고, 클레옹트는 '코비엘'과 함께 사위로 허락을 받기 위한 지략을 펼치는 이야기다.
연극 <Noble,less : No,bless>는 '진정한' 귀족, 상류층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면서 남을 따라하기보다는 나만의 것을 만들 수 있고 남이 정한 기준에 나를 가두려 하지 않으며 정말 '나'다운 삶을 꾸려가는 것에서부터 진정한 귀족으로서의 나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Noble,less : No,bless>는 '아비투스'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아비투스란 계급이나 계급분파의 '관행'을 생산하고 재생산하며 지속해서 생성력이 있는 원칙들을 말한다. 즉 의식이나 언어보다 더 근본적이며, 자신의 이익에 유리한 방식을 부과하면서 집단이 계승하는 수단들이라는 것이다. 극 중에서 졸부 1년 차인 '주르댕' 또한 상류층 사람들의 삶을 흉내 내고 따라 하고 싶어 한다. 이런 등장인물들의 욕망이 보는 이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진정한 귀족이란 무엇인지, 진정한 나는 누구인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재치와 센스로 공연 중간중간 웃음을 주어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보기에도 좋다.
▲ 팸플릿과 공연 티켓 (사진촬영-이동주 기자)
- <노블레스> 팀 인터뷰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상명연극제 <노블레스> 연출을 맡은 연극전공 20학번 유지아입니다. 안녕하세요, 이번 상명연극제 <노블레스>에서 연출을 맡은 연극전공 21학번 왕현지입니다. 안녕하세요, 상명연극제 <노블레스> 팀의 배우, 연극전공 21학번 성중협입니다.
Q. 공연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려요.
(유지아) 현대 사회에서는 공식적인 신분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은연중에 남아있는 사회적 계층, 신분의 상승을 갈망하는 “주르댕”이라는 인물을 통해 신분상승을 위한 허세, 욕망 등을 사실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속한 계층보다 상위의 계층으로 올라가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는 것을, 그러한 욕망, 욕구가 어떠한 소비 형태, 문화적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지를 <Noble,less : No,bless>에 잘 녹여내 보고자 했습니다. 또 다양한 독특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니 이 부분도 유심히 잘 봐 주세요.
Q. 상명연극제 연극 팀은 어떻게 구성이 된 건가요?
(유지아) 방학 공연이라는 틀 안에서 시작한 공연인 만큼 학번이나 학년에 구애받지 않고 관심있는 학생들은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원과 오디션 또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루어졌기에 각자의 개성이 초반부터 잘 드러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과정 끝에 지금과 같은 팀원들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Q. 3년 만에 나오는 상명연극제라고 들었는데, 연극을 준비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유지아) 연습 중 다양한 의견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었는데 이러한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이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한 명의 사람이라도 납득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든 팀원 모두가 합심하여 하나의 답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로 결국엔 가장 최선의 답을 얻어낼 수 있었기에 더욱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과정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연습 일정 조율, 기자재 고장 등의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최선의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다함께 고민하였고, 결국에는 원하는 결과를 이루어낼 수 있었습니다.
Q. 제2캠퍼스에서 첫 무대를 마쳤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성중협) 지난 7월 4일부터 2개월 가량의 연습을 하면서 많은 일들을 겪고 심지어는 대본 전체가 뒤바뀌는 상황도 헤쳐나가면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여태 했었던 공연 중에 제일 힘들었던 공연이라 그런지 천안캠퍼스에서의 첫 무대가 정말 후련하면서도 엄청난 희열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더라고요.
Q. 연극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요?
(왕현지)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귀족이 되고자 발버둥 치지만 가진 것이 “돈” 밖에 없는 주르댕은 결코 진정한 귀족이 될 수 없습니다. 극 중 나오는 대사처럼 돈으로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심지어는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지만 진짜 변화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귀족이 되고자 했던 주르댕에게 필요했던 것은 무용과 음악을 비롯한 각종 수업도, 디자이너가 만든 비싼 옷도, 상류층과의 교류도 아니었습니다. 그에게 필요했던 것은 모습을 바꾸는 겉치레가 아닌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내면의 성장과 성숙이었습니다. 그것이 주르댕이 추구해야하는 진정한 가치이며,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공연에서 집중해서 봐야 할 부분이나 유의해야 할 점이 있나요?
(왕현지) “욕망”에 집중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공연 속 모든 인물들은 저마다의 욕망을 지고 있습니다. 위로 올라가고자 하고, 그러기 위해 다른 사람을 따라하며, 가진 것을 과시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우리 전부의 욕망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욕망이기도 한 인물들의 욕망이 어디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집중해 보시면 많은 부분에 공감하시며 재미있게 관람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서울캠퍼스 공연이 남았는데, 각오 한 마디 해 주세요.
(성중협) 아무래도 새로운 환경에서의 공연이다보니 예상이나 기대를 할 수 없는 것이 가장 긴장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 공연도 예측불허이기 때문에 같은 입장아닐까요? 한 번 제대로 놀아보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공연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 에너지까지 끌어올려 서울 공연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Noble,less : No,bless> 커튼콜 (사진 촬영: 이동주 기자)
3년 만에 돌아온 상명연극제는 코로나로 인해 얼어붙어 있던 대학 행사를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고 있는 과정에서 열린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 <김유경류 봉산탈춤>의 흥겹고 형형색색 화려한 무대와 배우들의 첫 등장부터 퇴장까지 눈을 뗄 수 없는 <Noble,less : No,bless> 연극 무대는 이제 막 개강을 한 학생들에게 활기찬 에너지와 웃음꽃을 선사하였다. 앞으로도 계속되는 상명연극제와 소리사위, 연극전공 연극기획단 측에 많은 관심 바란다.
김채연 기자, 이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