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대학교박물관 유물을 만나다 (84) 노리개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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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개는 여자 한복 저고리의 고름이나 안고름, 또는 허리춤에 차던 패물(佩物, pendant)이다. 노리개는 금 · 은 · 주옥 등 귀한 소재와 다양한 형상, 정교하고 섬세한 세공이 돋보이는 조선 시대 특유의 장신구이며, 위로는 궁중의 왕족과 품계 높은 내명부(內命婦)로부터 반가(班家)의 귀부인, 민서(民庶)의 부녀에 이르기까지 조선 시대 여인은 모두 노리개를 애지중지하며 차고 다녔다. 다만 노리개의 재질과 크기에는 계층에 따른 차등이 있었고, 여인들은 계절과 각종 의례 등 시간 · 장소 · 행사에 따라 가지를 가려 노리개를 찼다.
노리개의 기본은 주장식인 주체(主體)와 띠돈(帶金), 그리고 이들을 잇는 다회(多繪, 끈목 · 매듭 · 술)로 구성된다. 이런 노리개를 경우에 따라 한 줄, 또는 여러 줄 차는데, 노리개 몇 줄을 한 벌로 하느냐에 따라 단작(單作) · 이작(二作) · 삼작(三作) 노리개가 있다. 노리개의 주체는 금 · 은 · 보석 등 귀한 재료를 써서 갖가지 형상으로 만들어졌고, 주체의 장식 재료와 주제에 따라 노리개의 이름이 붙여졌다.
사진에서 보이는 노리개는 설립자 배상명 선생의 수집품인 방아다리 노리개이다. 방아다리 노리개는 귀이개 · 이쑤시개 등 실용적인 기구를 한데 묶어 차던 것인데, 모양이 방아깨비(메뚜기의 일종) 다리와 같아서 방아다리 노리개라는 이름이 붙었고, 심미성이 강조되면서 실용적 기능은 없어졌다. 박물관에 소장된 이 유물은 귀이개 한 쌍과 이쑤시개로 꾸며졌고, 꽃무늬가 투각되어 있는 노리개 주체 장식 윗부분 고리는 나비매듭과 쌍봉술로 꾸며져 있다.
방아다리 노리개에서 알 수 있듯이, 노리개의 주제는 생활 기구와 주변의 동식물 등 실생활에서 본뜬 것이 많고, 대개는 조선 시대 여인의 미의식과 기복 사상이 엿보인다. 따라서 노리개는 토속 신앙의 부적과 같았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