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대학교박물관 유물을 만나다 (72) 청자상감임신명잔
- 작성자 학예사
- 작성일 2019-02-11
- 조회수 6847
상감청자는 반 건조된 그릇의 표면에 음각무늬를 낸 후, 그 안을 백토(白土)나 흑토(黑土)로 메우고 초벌구이 한 다음, 청자유(靑磁釉)를 바르고 재벌구이 하여 유약을 통해 무늬가 보이도록 제작된 것이다.
고려 의종 13년(1159)에 죽은 문공유(文公裕)의 무덤에서 출토된 <청자상감보상당초문대접>은 완숙한 상감기술을 보여주고 있어, 12세기 전반부터 상감청자가 제작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청자의 상감기법이 목공예의 나전칠기 기법[자개 조각을 여러 가지 모양으로 옻칠한 공예품에 박아 넣거나 붙여 장식하는 기법]이나, 금속공예의 입사 기법[주조된 금속기의 표면에 홈을 파고 다른 금속을 두드려 박는 기법]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제작시기가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상감청자는 중국에는 없는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것으로 13세기 중엽까지 전성기를 누렸으며, 그 기법은 조선시대 분청사기에도 사용되었다.
상감청자에 사용되는 무늬는 구름과 학(雲鶴)·국화(菊花)·당초(唐草)·연꽃(蓮花)·연꽃잎(蓮瓣)·모란(牧丹)·버드나무(楊柳)·보상화(寶相華)·석류(石榴)·버드나무와 물새를 그린 물가 풍경(蒲柳水禽) 등 다양하며, 그 가운데 구름과 학, 국화무늬가 가장 많이 쓰였다.
이 소장품은 구연부에서 굽바닥까지 둥근 곡선을 이루며 내려가는 형태의 잔이다. 외면에는 국화, 당초, 운학무늬를 흑백상감하고, 내면의 바닥에는 ‘壬申(임신)’이라는 글자를 흑상감, 내벽에는 운학무늬를 흑백상감하였다. 제작시기는 ‘壬申’이라는 간지(干支)와 무늬의 형태를 통해 1332년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