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과 졸업앨범
- 작성자 박지우 (2016 입학)
- 작성일 2021-10-14
- 조회수 3081
안녕하세요, 2020년 2월에 교육학과를 졸업했던 16학번 박지우입니다. 제가 교육학과를 졸업한지는 이제 1년 반 정도가 지났는데요, 더 많은 시간이 지나가기 전에 다시 한 번 교육학과를 추억할 좋은 기회가 생겨 기쁜 마음입니다. 교수님, 선후배 동문님들과 공유한다는 게 여러 모로 부끄럽지만 이런 글을 쓸 기회가 향후 10년 안에는 또 없을 듯해 용기를 내어 짧은 기록을 남겨보자 합니다. 특히 부제목이 조금 생소하셨으려나요, 저는 졸업앨범에 대한 이야기로 이 글을 시작해보려 합니다.
교육학과 졸업앨범, 이라는 말이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께 반갑게도, 생소하게도 느껴질 것 같습니다. 학교 측에서 졸업생을 대상으로 졸업앨범을 제작하고 있지는 않지만, 저희 동기들 대부분은 졸업앨범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기들 마음을 하나하나 모으고, 과대의 피땀눈물을 녹여(️,,,) 제작한 작지만 소중한 기록이고, 나름 리미티드 에디션이라고 자랑하고 싶어요. 연노랑 표지의 얇은 앨범 안에는 동기 하나하나의 이름과 얼굴이 담겨있고, 페이지를 조금 넘기면 연도별로 정리된 수많은 추억을 만나볼 수 있으며, 마지막 부분에는 저희 학번의 졸업을 축하하고 앞으로의 날을 응원해주시는 교수님들의 따뜻한 축사까지 담겨 있답니다. 아주 가끔 그 졸업앨범을 꺼내 넘겨보곤 하는데요, 한 장 한 장 넘기다보면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다양한 얼굴을 한 수많은 나와 친구들, 교육학과의 모습을 다시 마주하게 되어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이제 막 내신과 수능을 탈출한 예비 대학생들의 모습부터, 소소하게 대학생활을 즐기는 앳된 모습, 어느새 선배가 되어 짬(?)을 보여주는 모습, 책과 노트북에 둘러싸여 찌들어있는 모습과 졸업 직전 교육인의 밤을 그 누구보다 즐기고 있는 모습까지. 한두 페이지만 넘겨보더라도 엄마 미소가 절로 지어진달까요...
이 글을 쓰기 전, 오랜만에 졸업앨범을 다시 열어보았습니다. 앨범을 다시 보니 처음에 봤을 때와 또 다른 생각들을 하게 되더라고요. 정말 재밌는 건, 사진 하나하나를 볼수록 4년간 함께 교육학과에서 시간을 보낸 이 친구들이, 그리고 제가 조금씩 변화하며 성장하고 있었다는 게 새삼 느껴졌다는 점입니다. 사실 대학을 다니던 때의 저는 제 앞의 선배들, 동기들, 그리고 후배들의 멋진 모습을 보며 나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구나, 정체되어 있구나 많이 생각하곤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앨범 속 저를 찬찬히 보며 첫 사진을 찍을 때쯤 제가 했을 생각과 마지막 사진을 찍을 때쯤 제가 했을 생각들을 돌아보니, 정체되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 교육학과라는 커뮤니티의 멤버들과 함께 날이 갈수록 더 깊은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득 생각해보니, 이제는 졸업앨범 속 새내기이던 제가 막연히 동경하고, 멋지고 대단하게만 생각하던 선배들의 나이를 지났더라고요. 예전엔 막연히 대학을 졸업하고 몇 년이 지나면 저도 좀 멋지고, 큰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쉽지만은 않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ㅎㅎ. 사실 교수님이나 대선배님들이 보시면 마냥 귀엽게 느끼실 수 있는 생각이지만 제 주변의 선후배, 동기 동문들은 공감하실 것 같아요. 그래도 이 짧은 글을 쓰다보니 제가 교육학과 커뮤니티 안에서 성장했듯, 지금 있는 자리에서도 조금씩 천천히 성장할 수 있겠다는 믿음을 조금 갖게 됩니다.
내가 정체되어 있는 건 아닐까, 잘 하고 있는 걸까 고민하고 있는 25살의 저는 앞으로도 종종 교육학과라는 앨범을 열어보려고 합니다. 제가 교육학과와 함께 성장했듯, 지금 있는 이 자리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려고요.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기억에도 교육학과와 관련된 앨범 내지는 폴더가 하나 남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꼭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사진 앨범이 아니더라도, 교육학과와 함께 했던 추억, 기억들이 다 남아있을 거고, 이 책자 속에 담긴 동문님들의 글에도 그런 것들이 담겨 있겠지요. 혹시 시간이 되신다면 그 기억과 추억들을 한 번 찬찬히 훑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혹시 50주년 기념 책자도 나오게 된다면 동문님들은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새롭게 전해 듣고 싶다는 말을 남기며, 저의 교육학과, 그리고 졸업앨범 리뷰는 여기에서 마무리할까 합니다. 여러분들 모두 아실 정교수님께서 프로토콜 과제를 주실 때 강조하시는 바대로 네 문단의 글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ㅎㅎ.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신. 교수님들께서 졸업앨범에 축사로 축하와 격려 말씀을 많이 남겨주셨는데요. 교수님마다 당신만의 스타일로 따뜻한 응원의 말씀을 남겨주시기도, 쌈빡하게 세로드립을 숨겨놓으시기도, 심지어 숙제를 남겨주시기도 하셨어요... 교수님들께서 해주신 말씀, 모두 많은 힘이 되고 있습니다. 책자의 짝은 한 페이지를 빌려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숙제는 천천히 해결하겠습니다 교수님♥)